아이폰이 망해야 대한민국이 산다?
[기고] 옴니아 띄우기 바쁜 한국 언론에 항복 선언을 합니다
2009년 12월 24일 (목) 10:35:34 이은구(블로거) ( eungu@yahoo.com)
2년 만에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으로 인하여 국내가 떠들썩하다. 아이폰 출시전 부터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아이폰은 아직까지도 그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국내 언론들의 IT 기사들중에 아이폰이 빠진날이 하루도 없을 정도로 아이폰은 매일같이 논쟁거리의 대상이 되고 만다.
가만히 있어도 욕먹는 기기, 아이폰...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고, 일부 파워 블로거들과 네티즌들에게까지도 욕을 먹고 있는 아이폰은 국내에 출시되지 말았어야 했다.
출시되지 말았어야할 제품이 출시되었다면 빠른 시일 안해 망하는 길이 대한민국이 사는길이다. 다른 해외 제품들처럼 철저히 망해서 더이상 한국땅을 밟지 못하게 해야 대한민국이 산다. 아이폰이 사라져야 쓰레기같은 기사들도 사라진다.
아이폰이 망해야 알바들도 사라지고, 알바성 댓글들도 사라진다. (줄어든다는 표현이 맞을듯...)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서 참패를 해야 국내 제조업체들이 다시 제품들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줄어든 수익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될것이다.
아이폰이 망해야 국내 이통사도 통신비, 데이터비 다시 올리고, 무료인 서비스들을 다시 유료화로 전환할 수 있게 되어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이로 인하여 국민 GNP는 더 올라가게 될것이다. 아이폰이 망해야만 더이상 애플빠와 삼성까의 대립도 사라지고 감정적인 싸움들도 줄어들게 될것이다.
국내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을 사야만 애국자가 되는 대한민국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을 구입하는것은 철저한 매국행위가 되는것이다. 아이폰 하나 구입함으로써 매국노가 되어버리는 대한민국, 그런 나라에서 애국자로 살기 위해서는 아이폰을 구입하지 말아야 할것이며 아이폰과 같은 외산폰들이 다 망해서 대한민국을 떠나야만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 그리고 철저하게 우물의 벽을 높고 좁게 쌓아서 그 우물에서 볼 수 있는 좁은 하늘에 3개의 별만 보이게 만들어야 대한국인들이 대한국인들 답게 살 수 있다.
▲ 삼성전자 옴니아2와 애플 아이폰 3GS.
언론들이 이야기 하는 환불도 안되는 제품, 고장나면 중고폰으로 주는 제품, 배터리 교환되 안되는 제품, DMB 시청도 안되는 제품은 철저히 외면 당해야 한다. 다른 부분에서는 흠집을 찾을 수 없으니 조루식 배터리라고 물고 늘어지고, 거지같은 AS라고 계속 욕하고, 스마트폰의 제일 중요한 기능은 DMB라고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주어야 한다. 그래야 잠깐 애플에 눈을 돌렸던 소비자들이 국내 제조업체들이 만든 최고 성능의 제품들을 다시 구입하게 될것이며, 최고의 통신사에게 다시 돌아가게 될것이다. 그래야 나라가 조용해 진다. 대기업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대한민국이 조용해진다.
다음 세대는 걱정하지 말자. 그들을 위해 우리가 준비할건 그저 애국심을 키워주어 국내 제품들만을 구입할 수 있는 마음만을 길러주면 되는것이다. 국내 언론들은 다 그렇게 이야기하니 내 자신만 내 자녀들에게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것과 똑같이 이야기 해주면 되는것이다. 공정한 언론이 하는 이야기니 당연한거라고, 외산폰은 사는게 아니라고 그렇게 이야기 해주면서 세상 밖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해주면 되는것이다.
아이폰이 전세계에 3400백만대 이상이 팔렸고, 혁신상, 디자인상등 수많은 상들을 휩쓸고, 2007, 2008, 2009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되었다는거 이야기 해 줄 필요 없다. 언론에서 이야기 하지 않으니 나만 이야기하지 않으면 된다. 숟가락 2개로 하늘 가리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두 눈을 가리는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가?
애플의 앱스토어에 10만개나 넘는 앱들이 있고, 2년만에 20억 다운로드를 넘었다는 팩트를 알릴 필요도 없다. 국내에는 그것보다 더 좋은 T스토어가 있고 삼성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있다고 알려 주기만 하면 된다.
삼성의 옴니아가 2009년 최악의 IT 기기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도 없다.
옴니아2가 해외에서 악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릴 필요 없다. 해외에서는 옴니아2를 아이폰을 대적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도 국내에서 만큼은 최고의 스펙에 뛰어난 WM을 집어넣어 아이폰과 견줄만한 상대뿐 아니라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전국민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이폰보다 좋은 성능의 제품이 국산품인데 안 살 이유가 없다고 이야기 하자. 최근 핸드폰 카메라 관련 특허권 소송에서 삼성이 코닥에게 졌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도 없다. 국내 대기업들의 LCD 담합과 메모리 담합으로 인하여 수천억이 넘는 외화 낭비를 했다는 사실도 알릴 필요 없다.
핸드폰 제조 업체들에게 납품하는 LCD 제조업체들(국내 기업들 포함)의 가격담합으로 인하여 노키아가 소송했다는 사실은 묵인해 버리자. 독일 커넥트에서 옴니아2가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사는 실제로는 소비자 평가에서 옴니아2는 7점, 아이폰은 9점을 받았지만 설마 누가 독일 싸이트까지 뒤지며 진실을 폭로하리요.
국내 대기업에서 만든 스마트폰용 OS인 바다는 가장 좋은 OS라고 믿어 보자. 해외언론에서는 "Bada is Nada(Nothing)"이라고 말해도 국산이 최고다라고 믿어보자. C넷에서 옴니아2가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자. (실제로는 옴니아2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누가 C넷 사이트까지 들어가서 확인하리요.)
해외언론에서 기사들중 대기업을 칭송할만한 기사들만 골라서 내기로 하자. 그게 애국심을 키우는 길이다. 악평을 하는 글이나 기사는 번역까지 해가며 국내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아이폰이 17만대 이상 팔렸다고 하지만 언론에서는 아이폰은 13만대 팔려 나갔고 옴니아2는 이보다 더 많이 팔려 나갔다고 하니 옴니아2의 대승에 축포를 터트리자. 아이폰 3400만대중에 2대나 국내에서 폭팔했으니 위험한 폰이라고 알려야 한다. (폭발의 원인이 아이폰 자체 기기 결합이 아니면 어떤가? 폭발은 폭발이지..)
삐뚫어진 언론, 상도를 모르는 대기업의 조화에 이길만한 외국기업은 거의 없다. 돈과 권력으로 언론을 움직이고, 돈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대한민국은 상식이 통하지 않은 사회인가? 주요 뉴스 대부분은 아이폰을 깍아 내리는 기사들이 장악하고 있고, 국내 주요 포털 싸이트들 조차도 아이폰보다는 옴니아2를 더 비중있게 다룬다. 블로거들의 집합장소닌 다음의 뷰에서도 조차도 대기업이나 언론을 비판하는 글들은 베스트뷰에 선정이 되질 못한다. 그에 비해 옴니아2에 대한 블로그 글은 꼭 순위 안에 들어가 있다. 어느글이 정말 유저들이 추천한 글들인지 아닌지 알 수 없고, 어느글들이 진정한 유저들의 사용기인지 광고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로 인하여 쓰레기 같은 기사들과 글들이 넘쳐난다. 도를 넘은지는 한참 지났고 이제는 머라까지 지끈거릴 정도로 짜증이 난다. 대광고주라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국내 언론과 아무리 큰 광고주라도 이야기 해야할것 하는 해외언론과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는것일까? 네티즌들까지 돈으로 사면서 여론을 조성하는 마케팅는 국내 말고는 또 있을까?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지 한달도 안됐지만 참으로 많은걸 보고 느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엄청난 대기업의 파워, 상도가 통하지 않는 사회, 공정성을 잃은 언론들과 일부 파워 블로거들, 보이지 않는다는 무기로 자신들을 속이는 악플러들, 돈이면 다되는 세상, 최후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가 될 것이다.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아들 이건희 회장에게 두가지 물건을 물려주었다. 하나는 경청(傾聽)이라는 휘호와 또 하나는 나무로 만든 닭인 목계(木鷄)이다. 말은 하는것보다 듣는게 더 중요하다는 고 이병철 회장의 뜻이 담김 휘호와 아무리 혼란한 시대에 살아간다 할지라도 냉철한 마음을 유지하라는,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뜻이 담긴 목계를 물려준것이다. 휘호와 장식품을 준게 아니라 정신을 물려 주고 싶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 삼성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두가지 정신을 잘못 사용하고 있지 않나 한다.
소비자들의 원성에는 목계처럼 가만히 있고, 주위에서 잘보이려고 하는 이들의 말에는 경청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세대에는 기업을 물려 주는것이 아니라 정신을 물려 주는것이다. 이부분에서는 국내 많은 대기업들은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염려가 된다. 옴니아 광고를 내면서 아이폰을 도입한 KT의 쇼옴니아에는 이름을 넣지 않는 것과 KT의 쇼옴니아에게만 보조금을 적게 주어 다른 옴니아폰들에 비해 비싼 가격에 구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일들을 볼때 삼성이 대기업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소인배들의 집단인가 아니면 그게 원래 국내 대기업들의 모습이였나?
아이폰이 망해야만 국내 갈라파고스 IT 섬은 유지가 될것이다. 그리고 적의 침입으로 막았다고 승리의 노래를 부를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더 높아진 우물 안에서 별 3개만 보이는 하늘만을 바라보고 저게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며 살아갈것이다. 아이폰이 망하고 국내 제조업체들의 스펙다운이 다시 일어나고, 이통사들이 통신비를 올려야만 정신을 차릴 것인가? 양심을 판 당신 때문에 다음세대는 세계와 경쟁할 힘을 잃어버린다는것을 기억해 두길 바란다.
"지긋지긋한 언론 기사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대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냅니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고, 변할 생각조차 없는 언론들과 대기업들에게 두손 들어 항복합니다. 당신들이 이겼습니다."
이은구씨는 미국 메릴랜드에 소재한 정보기술 회사에서 네트워크 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전문 블로그 http://www.i-on-i.com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초입력 : 2009-12-24 10:35:34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 원문: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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