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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종영’ ‘천사의 유혹’ 성공방정식 ‘스토리-연기-편성 3박자

‘종영’ ‘천사의 유혹’ 성공방정식 ‘스토리-연기-편성 3박자’  [2009-12-22 21:59:02]



[뉴스엔 박세연 기자]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극본 김순옥/연출 손정현)이 21회를 끝으로 22일 종영했다.

지난 10월12일 첫 방송된 '천사의 유혹'은 복수를 위해 원수 집안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와 이를 뒤늦게 안 남편이 아내에게 배신당해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또 다른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

올 상반기 인기리에 방영된 '아내의 유혹'의 남성판으로 '페이스오프'로 화제를 모은 '천사의 유혹'은 다소 독한 전개로 시선을 모았다. 빠른 전개로 깊은 인상을 남긴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가 집필을 맡아 성공 여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천사의 유혹'은 기존 월화극과 달리 오후 9시대 편성되는 파격 행보를 시작으로 타 방송사 프라임 타임대 뉴스와 경쟁을 펼친 끝에 편성 전략의 성공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출발한 '천사의 유혹'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극 후반부 20% 고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성공작'으로 남게 됐다.

우려했던 막장 논란을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딛고 넘어선 것도 소기의 성과다. 이같은 '천사의 유혹'의 성공을 이끌어낸 요인은 무엇일까?

◆'천사의 유혹'은 반전드라마?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에 반전 거듭

무엇보다 '천사의 유혹'은 빠른 전개와 드라마틱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순옥 작가는 전작 '아의 유혹'과 마찬가지로 빠른 전개를 택해 초반 시선 몰이에 성공했다.

물론 시선몰이의 주효한 포인트는 다소 극단적인 극 설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를 죽인 원수의 집안에 복수하기 위해 원수의 아들과 결혼, 이후 아들을 죽이는 놀라운 시도를 감행한 악녀 주아란(이소연 분)의 행보는 타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극단적인 어쩌면 자극적인 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사의 유혹'은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와 거듭된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물론 여기에는 뻔한듯 예상을 뛰어넘는 탄탄한 얼개를 갖춘 스토리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2% 약한듯 보였던 주연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연기파 배우 급부상

배수빈 이소연 김태현 한상진. 당초 '천사의 유혹'의 주연배우 라인은 그리 든든하지 않았다. 전작들에서 연기력은 이미 인정받은 상태였으나 대중성이나 스타성에서 2%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들은 기존 이미지를 뛰어넘는 혼신의 열연으로 이같은 우려를 벗어내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극중 전신수술을 감행하며 복수심을 꿈꾼 남자인 신현우로 분한 배수빈은 전작 SBS '바람의 화원'과 '찬란한 유산'에서 편안하고 차분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천사의 유혹' 캐스팅 당시 복수의 화신으로 분하기 다소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배수빈은 냉정한 눈빛 하나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연기파'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이소연 역시 '천사의 유혹'이 찾아낸 보석이다. 이소연은 당초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을 고사한 윤소이의 후임으로 승차했지만 주아란이라는 악녀를 독하면서도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완벽하게 그려내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동정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소연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히트작은 없지만 그동안 묵묵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십분 발후, 팜므파탈적 매력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런 의미에서 '천사의 유혹'은 이소연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밖에 MBC '하얀 거짓말'에서 자폐연기로 화제를 모은 김태현은 '천사의 유혹'에서 자격지심과 성장 과정에서의 아픔을 지닌 남주승 캐릭터를 열연하며 '이유있는 악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다. 또 한진희 차화연 강유미 김동건 등 조연 배우들의 명품, 감초연기 역시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오후 9시 뉴스타임대 공격적 편성, '선덕여왕' 우회전략 오히려 득봤네

그동안 '뉴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후 9시대에 야심차게 들어선 '천사의 유혹'. 그 내막에는 '골리앗' MBC '선덕여왕'을 피해보자는 전략이 숨어있었다. 일종의 회피 전략으로 눈총을 받으면서도 성공 여부가 반신반의로 점쳐졌던 '천사의 유혹'은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천사의 유혹'의 선전은 단발성으로 편성됐던 오후 9시대 SBS 드라마 라인에 후속작까지 덤으로 안겨줬다. 최정원 김지훈 신동욱 주연의 '별을 따다줘'가 2010년 첫 오후 9시대 드라마로 편성된 것. '천사의 유혹'이 빠르고 흥미진진한 복수극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면 '별을 따다줘'는 비교적 훈훈한 스토리로 진행될 예정이라 그 성공 여부에 또 한 번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천사의 유혹'의 성공은 시청자들이 뉴스로부터 멀어지게 된 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했다.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원인을 드라마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일이나, 그동안 주로 9시대 뉴스를 시청해왔던 이들의 이탈이 고스란히 '천사의 유혹' 상승으로 이어졌다면 민감하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리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는 일이다.


박세연 psyo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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