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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강동원·photo

[강동원] 무비위크 2007 09 19 No 295 추석합본호 기사 -

 

 

 

 

 

 

 

 

 

 

 

 

 

 

위의 사진을 클릭해도 확대된 짤 속에서 기사를 제대로 읽을 수 있겠지만 강갤의 모호�이 타이핑한 텍스트도 있어서 같이 올립니다.

 

 

Mesterious my way 강동원


너무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심하게 영화를 가리는 배우로 WLrguqjfls 강동원이 <M>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정한 좌표위에서 자신만의 보폭으로 움직여가고 있다. 어느새 훌쩍 배우로 성장해버린 강동원. 이젠 ‘꽃미남’이란 단어로 그를 설명할 수 없다.


너무 많이 가진 남자

강동원의 외모를 직접 볼 때마다 너무 많이 가졌다는 무의식적인 질투를 품게 된다.

‘외모도 재능’이라는 명제의 증거물이 눈앞에 등장하는 순간, 외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하찮아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다. 개인적으로 <형사> 이후 두 번째 만남이건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질투의 강도는 비슷했다. 그런데 이제, 그 질투를 잠식시킬만한 조그만 꼬투리가 생겼다. 강동원의 엉뚱한 행보 덕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더니, 이 어린 배우의 영화 선택 방식은 매우 요상하다. <늑대의 유혹>으로 트렌디 배우의 최전선에 섰건만, 그는 들어오는 모든 시나리오를 마다하고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선택했다. 비중만으로 따지면 주연보다 조연에 가까웠다. 캐릭터의 특성은 ‘슬픈눈’이 전부. 아무리 생각해도 원톱을 노리는 야심찬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죄수로 나오고, <그놈 목소리>에서는 100퍼센트 현장 ‘목소리’ 촬영을 하고 얼굴은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다. 내레이션이 많은 <M>에선 <우행시>로 학습한 연기와 <그놈 목소리>로 다진 목소리가 합쳐진다. 그러고 보니 몇 년의 세월동안 누구도 강동원의 ‘진짜 목소리’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꺼내봤다. 배우의 욕심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는 강동원이 진짜 속마음을.


<M>은 심하게 공개가 안 된 영화라 배우의 많은 지도편달이 필요하다. 친절하게 대답해주길 바라며. 자, 우선 <형사>때 힘들었다면서 왜 또 이명세 감독과 작업했나?

 “<형사>를 끝내고 다음 작품을 하자고 약속을 했다. 그때는 그냥 ‘다음 작품’이었고, 감독님이 가진 여러 아이템이 있었는데 결국 <M>으로 결정됐다. 이번에도 시나리오 자체는 어려웠다. (<형사>때 그는 시나리오가 한편의 시집이었다고 말했다.)사실 시나리오를 많이 볼 필요는 없었다. 현장에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웃음) 매일 콘티를 기다렸다.”


주인공 민우의 직업이 소설가던데.

“소설가라고 해도, 별로 뭐, 소설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건 없다. 소설가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뒤를 캐고 다니는 사람에 가깝다.“


본인이 느낀 캐릭터의 매력은?

“ 일단 민우가 할게 많은 캐릭터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그저 까탈스러운 캐릭터지만 연기를 하면서 점점 심해져서 정신분열 수준까지 간다. 하다 보니까 그게 맞는 거 같았다.”


감독님이 촬영 전에 히치콕 영화를 보라든가 주문을 하지 않았나?

“ 특별히 지시하신건 없었는. 아. 발음 관련한 프린트를 줬는데 도움이 됐다. 정확한 발음을 연습하는 거였다. <우행시>부터 발성 문제가 좀 없어졌는데, 감독님이 처음에 걱정을 하시다가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발음이나 발성이 옛날보다 좋아졌다고 하셨다.”

<그놈 목소리> 때도 발성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건가?

“목소리 필터링을 할 거란 건 생각하고 들어갔다. 범인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흉내 내려고 했던 건 아니고 그 심리를 쫓아가려고 했다. 그러니까 발음도 저절로 따라하게 되더라. 범인이 서울말을 썼기 때문에 사투리를 완전히 없애려고 했고, 그때 TV에서 조사를 했는데, 실제 범인하고 내 목소리하고 80퍼센트 이상 일치한다더라. 90퍼센트 일치하면 보인이라는데 보면서 되게 웃었다.”


<M>을 하면서 연기가 새삼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나?

“캐릭터가 약간 ‘또라이’여서 하는 재미는 있었다. 확실히 연기하는 방식이 예전이랑 다르다. 부담이 줄고 편해졌다. 예전 같으면 이런 또라이 연기 어떻게 하나 걱정했을 텐데, 지금은 그냥 하면 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더 놀 수 있게 됐다. <형사>때 많이 깨고, <우행시>때 좀 더 깨고, <그놈 목소리>때는 카메라 앞에 설 일이 없으니까 계속 카니발만 타고 있었네.(웃음)”


아까부터 든 생각인데 <그놈 목소리>에 굉장히 애착이 많나 보다. 특별출연쯤으로 가볍게 생각할 줄 알았다.

“박진표 감독님이 잘해주셨고, 감독님과 잘 맞기도 했다. 특별출연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처음부터 감독님이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연기하라고 했고, 그래서 100퍼센트 현장 나가서 연기했다. ‘슛 들어갑니다’ 하면 나 혼자 카니발로 들어가고.(웃음)”


존경하는 설경구 선배도 만났겠다.

“나는 슛 들어가기 전에 계속 연습을 한다. 나도 몰랐는데 계속 말을 하고 있다. 전화기를 붙들고 계속 중얼거리니까, 설경구 선배님이 장난으로 ‘좀 조용히 해’하고 외치셔서 그냥 웃고 계속 중얼거렸다.(웃음) 선배님 연기는 차 안에 있느라 못 봤다.”


그럼 <M>에서도 계속 혼자 중얼거리곤 했나?

“<M>은 그냥 빨리 들어가서 저질러 버리는게 나았다. 소설을 미친 듯이 쓰는 등의 행동이있다. 미쳐가는 모습을 4분가량 원 신 원 테이크로 가기도 하고. 아, 맞다. 감독님이 <�이닝>의 잭 니콜슨의 ‘살인미소’를 보라고 했는데, 입모양이 그렇게 안 생긴 걸 어떻게 하라고...(웃음)저렇게 안 생겨서 할 수 없다고 하고, 나에게 맞게 히스테릭하게 웃었다.”


스릴러를 찍고 싶다던 소원을 풀었다.

“근데 이 작품을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찍은 적은 없다. 전체는 멜로이고 중간중간 스릴러 신들이 있다.”


그럼 미친 사람의 멜로?

“맞다. 정신병자의 멜로.(웃음)”


청춘스타, 배우가 되다.

<M>에서 강동원은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자로 등단한 소설가 민우를 맡았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늑대의 유혹> <형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까지는 항상 팽팽하게 균형을 잡는 상대 주인공이 있었다. 하지만 <M>에서 그는 거의 혼자다. 과거와 현실이 뒤섞이며 벌어지는 환상을 담배(정확하게는 ‘쑥담배’)를 피워대며 감당해야만 했다. 뒤로 갈수록 이성을 잃어가면서, 나른한 목소리로 내레이션도 소화해냈다.

 강동원을 그저 ‘꽃미남’으로 분류하고 싶었던 사람들조차 드디어 배우로서의 그를 대면해야만 한다. <M>의 캐스팅을 두고 말도 많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영혼의 DNA가 같다’는 강동원을 선택했고 그에게 많은 걸 걸었다 이제 슬슬 본연의 색을 찾고 있는 강동원은 세상의 모든 피곤한 고민들에서 벗어나 연기에 전념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해로 빚어진 ‘까다롭다’든가 ‘건방지다’등의 세간의 시선은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눈앞에 보이는 건 ‘온리’ 영화다.


<M>이 본인 연기에 있어 전환점이 될까?

“항상 작품을 하는 게 무서웠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M>을 하고는 남의 시선에서 좀 자유로워졌다. 예전 같으면 그런 연기를 하기 전에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거다. 그런데 이젠 ‘그래 , 나 미쳤어’ 이러고 들어가는 거다. (웃음), <M>을 하고나서 앞으로 작품에 대한 부담이 좀 줄 것 같다.”


몇 년간 연기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어휘력이 많이 늘었다. 성격으로 따지면...연기 초반에는 좀 활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다. 나중에는 사람들 잘 챙기려고 노력하는게  불편하더라.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내켜서 바뀐 게 아닌 거 같아서 원래대로 돌아갔다. 옛날에는 나는 진짜 착한 사람이고 주위 사람들한테 잘 해야 한다는게 있었는데, ‘나 못됐어’로 바궜다.(웃음) 너무 피곤하게 살다보니 스트레스 받아서 머리도 빠지고 그래서.”


<M>을 통해서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있나?

“그런 건 매 작품마다 있다. 

항상 노리는게 있어서 그걸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매번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M>도 내가 성공한 부분은 있는데 그걸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강동원이 왜 저렇게 망가졌냐’ 하는 식의 판단은 신경쓰이지 않는다. ‘재 연기가 왜 저래?’ 이러면 신경 쓰이지. 절해서 이상한 건 괜찮은데 못해서 이상하면 안 된다.“


그 성공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연기 자상은 어떤건가?

“옛날에는 몰랐는데, 내가 남들이랑 똑같은 걸 진짜 싫어한다. 그래서 이제는 딱 연기자상이 정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서 그게 새로운 길이 된다면 그만큼 좋은 것도 없겠다는 거. 누구나 다 바라는 거지만.”


<M>의 예고편만 보고 강동원에게 거는 기대는 더 이상 ‘강동원’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거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면 ‘아, 저거 강동원이다’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번엔 안 그럴 거 같은데.(웃음).”


이제 진짜 배우가 됐다, 그런 건가?

“원래 배우였는데...어떤 분들은 ‘아직은 배우라기에 창피하다’거나 ‘배우라고 하기에 부끄럽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다 그러니까 배우라고 하기에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다가 왜 부끄러운 줄 모르겠는 거다.(기자 폭소) 내 직업인데. 기자라서 부끄럽다고 하진 않잖나? 물론 ‘좋은 배우’라고 하면 부끄럽다. 배우로서 매 작품마다 나름대로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다. 적어도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아서, 계속 나아지는 거 같다. <M>이 특별히 나를 배우로 만들어 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얻고 싶었던 건 벌써 얻었고, 개봉하고 나서 뭘 잃을지는 잘 모르겠다.”


배우를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다. ‘이건 나의 예술이야’라기 보다는 약속한 건 해낸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거는 확실히 있다. <M>에서 연기를 확 저지를 수 있던 원동력도, 내가 쭈뼛쭈뼛해서 스태프들의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게 싫었던 거다. 그래서 그냥 들어가서 질러버렸다. 남들이 미쳤다고 생각하든 말든 나는 모르겠다 하면서.”


<M>후유증은 없나?

“이번에는 되게 ‘클리어’하다. 열심히 해서 그런지 미련도 없다. 마지막 장면 찍고 되게 후련했다. 난 여기서 해방이다 하면서, 쉴 때 잘 쉬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쉬고 있나?

“게임도 하고 디자인 책 읽으며 공부도 한다. 보는 게 남는 거니까. 요즘엔 오래된 괴물 봉제 인형들을 많이 사다가 집을 장식하고 있다. 영화도 많이 보고, 나도 몰랐던 습관인데, 영화를 보면서 그걸 따라하고 있다. 옆에서 누가 보더니 ‘미쳤냐’고 해서 그때 알았다. 촬영한 거 모니터로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고, 우는 신 볼 때 울면 사람들이 감정이 안 깨서 우는 걸로 아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따라하는 거다.(웃음) 그래서 영화보기가 좀 힘들다. 따라하니까.”


앞으로 코미디는 안 한다고 했는데.

“아, 근데, 너무 심각한 것만 했더니 코미디가 하고 싶어졌다. 좀 제대로 된 코미디, <맨 인 블랙>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웃음) 액션도 잘할 자신은 있는데.. 아무튼 다음엔 코미디를 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아직 딱히 없다.


이젠 본인이 ‘하겠다’ 그러면 ‘하세요’하는 급?

“그건 군대 갔다 와서 몇 년은 지나야 가능할 거 같은데. 군대는 내후년 중순쯤에 가려고 한다. 군대 가기전에 딱 두 작품 더 하고 가는게 목표다.”


<M>은 강동원을 해방시켰다. 촬영장에서 그를 지켜봤던 혹자는 <M>을 통해 이전의 강동원과 ‘남자 강동원’을 동시에 보게 될 거라 장담한다. 이제는 그는 엄청난 배우가 될까?

<M>의 개봉 전인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의리를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이 배우는 그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눈부신 외모가 먼저 눈을 홀렸더라도, 강동원은 거기서 멈춰 서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얼굴 따윈 상관없다는 듯 끝까지 가볼 태세다. 인터뷰를 끝낸 후, 열정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이상한 솔직함이 강동원의 얼굴보다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해 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만 카드를 꺼내드는 이상한 청년. 그에 대한 호기심이 ‘신뢰’로 바뀔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