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15일자 ‘이동진의 영화풍경’에 게재된 ‘M의 강동원, 설계도를 손에 쥔 배우’에 이어지는 인터뷰입니다.)
-저는 지난 6일 ‘M’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될 때 관객들과 함께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도 영화지만, 관객들이 무대인사를 하시는 강동원씨를 보고 정말 어쩔 줄을 모르더군요. 이렇게 좋아하시는 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정말 고맙죠. 그런데 저도 예전엔 실수한 적이 있어요. ‘1%의 어떤 것’이란 드라마를 찍고 나서 제작진들이 기자분들과 함께 그 드라마 팬들을 함께 초청해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죠. 그 자리에 정말 많이들 오셨는데, 저는 그 분들의 상당수가 저를 보러 왔다는 사실 자체를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예전부터 사람이 많은 자리를 좀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자리에선 내내 숨어만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팬분들께서 무척 실망하셨더라구요.”
-이제는 잘 아시죠?(웃음)
“이제는 받아들이죠.(웃음) 예전엔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거만하다고 생각했지만요. 이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한 편으론 제 자신이 즐기기도 해요.”
-‘M’에서 좀 어려웠거나 아쉽게 느껴지는 장면이 있었다면 어떤 겁니까.
“특별히 어려운 장면은 없었어요. 대부분 한 번이나 두 번째에 오케이가 났거든요. 제게 아쉬웠던 장면은 극의 후반부에 서재에서 혼자 울고 있는 장면입니다. 화면 속 제 모습을 보면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날 따라 제 상태도 좀 안 좋아서였는지, 제 얼굴 자체도 애매모호하게 보여요.”
-이명세 감독님의 전작인 ‘형사’에서 강동원씨는 무척 신비롭고 멋진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하지원씨보다 강동원씨가 더 예쁘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으니까요.(웃음) 그런데 ‘M’에서는 아름답게 형상화된 과거 장면을 제외하면, 곱슬머리 헤어 스타일과 뿔테 안경으로 대표되는 데서 알 수 있듯, 오히려 강동원씨의 외모의 장점을 어느 정도 가리는 방식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면에선 아쉬운 부분이 없으신가요.
“저는 ‘M’에서의 캐릭터가 오히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 자체가 갖고 있는 개성이 더 뚜렷한 데다가, 그 개성을 밖으로 표출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형사’에서 제가 맡았던 ‘슬픈 눈’은 모든 것을 항상 품고 있는 인물이잖아요. 반면에 그로 인해 ‘형사’의 ‘슬픈 눈’은 움직임이 더 많고 좀더 입체적인 느낌이 있죠.”
-‘M’으로 시작하는 허다한 단어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단어는 어떤 것입니까.
“글쎄요. 저는 사실 M보다 W를 더 좋아해요. 제 이름 끝자의 이니셜이기도 하구요. 하긴, W를 거꾸로 하면 M이 되기도 하네요.(웃음) 사전을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이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M 단어는 ‘미스티(misty)’인 것 같습니다. 뭔가 몽롱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영화니까요. 이 영화는 멜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는 미스터리의 느낌이 강하잖아요?”
-이제까지 같은 감독과 두 번 일을 하신 것은 이명세 감독님의 경우가 처음입니다. 전작 ‘형사’에서의 작업이 만족스러웠기에 다시 함께 하셨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이명세 감독님과는 생각과 느낌이 아주 잘 통하는 것 같아요. ‘형사’ 때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자마자 뭔가 뒷통수를 세게 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아, 이거구나’ 싶은 게, ‘하고 싶은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했어요. 읽자마자 바로 감독님께 전화해서 하겠다고 했죠.”
-이명세 감독님은 영화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대단히 독특한 세계를 가지고 계십니다. 물론 감독님의 작품 스타일도 좋아하시겠죠?
“그런 것들도 저와 잘 맞아요. 감독님 영화가 새로운 것들을 많이 추구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클래식한 기법도 많이 쓰시잖아요?”
-내레이션, 디졸브(사라지는 장면과 새로 나타나는 장면이 겹치는 것), 와이프(새로운 장면이앞 장면을 밀어내면서 등장하는 것) 같은 기법을 자주 쓰시죠.
“네, 개인적으로 그런 기법의 느낌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명세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으십니까.
“불러만 주신다면요.(웃음) 물론 제게 어울리는 역할이어야겠죠. 이명세 감독님 영화는 계속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나올 감독님의 영화 전부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웃음)”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분이 맞담배 피우는 친구 사이라면서요?(웃음)
“그런데, 제가 담배를 끊었어요.(웃음) 몸이 안 좋아서요. 작년 9월에 후두염이 생겨서 열흘 정도 물도 못 마셨어요. 자리에서 일어나고 보니 열흘간 담배를 안 피운 게 너무 아깝더라구요.(웃음) 그래서 기회라고 생각하고 내친 김에 끊었어요. 물론 몸이 좋아졌어요. 피부도 좋아졌고 잠도 일찍 자게 됐어요. 그런데 뒷골이 땡기는 느낌이 들 때가 간혹 있는데, 그럴 때는 담배가 없으니 해결이 안 되는 것 같더라구요. 담배 안 피우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대신 술을 마시죠, 뭐.(웃음)
“아, 맞아요. 담배를 끊으니까 술이 늘더라구요. 살도 쪄요. 먹는 것도 잘 먹게 되구요. 입맛이 어찌나 좋아지는지.(웃음)
-어떤 음식을 특히 좋아하시는데요?
“돼지국밥을 정말 좋아해요. 경상도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음식인데, 사실 서울에선 파는 식당이 별로 없잖아요? 서울 역삼동에 돼지국밥 하는 집 하나를 간신히 찾아내긴 했지만요. 제 고향 창원에 돼지국밥을 아주 잘 하는 집이 하나 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사서 얼린 채 보내주시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먹곤 합니다. 경상도에서는 설렁탕이나 갈비탕보다 돼지국밥을 더 즐겨 먹는 경우가 많아요. 서민 음식이죠.”
-이명세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우시겠지만, 가르쳐드리는 것도 있으실 텐데요.
“주로 만화책을 추천해드리죠.(웃음) 음악도 자주 권해드려요. 데미언 라이스나 콜드 플레이 같은 음악들입니다. 패션 아트 그룹에 대한 디비디도 선물해드린 적 있습니다.”
-감독님은 뭘 주시나요?
“주로 책을 주십니다. 많이 주셨는데,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또 뭐가 있더라.(웃음)”
-나머지 책들은 그리 취향에 맞지 않으셨군요.(웃음)
“즐겁게 읽히진 않았어요. 제가 원래 글과 안 친해서요.(웃음)”
-주로 시집을 많이 주시죠? ‘M’에서는 강동원씨가 채호기 시인의 시집 ‘수련’을 읽는 장면도 있던데요. 그 시집은 어떠셨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그 장면을 찍을 때만 읽었어요.(웃음) 꽤 오래 그 장면을 찍어서 자연스레 여러 편을 읽었죠.”
-이명세 감독님이 기자회견에서 강동원씨에 대해 “무시무시한 배우”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지금 무시무시한 배우라는 게 아니라, 미래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덕담이셨죠.(웃음) 작년에 한 인터뷰에서 제가 괴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M'의 강동원 ⓒ 이동진닷컴-김현호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개봉 때 저와 한 인터뷰에서 그렇게 이야기하셨죠.(웃음)
“아, 그 자리였군요.(웃음) 저는 정말 괴물 같은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작년에 그 인터뷰 기사를 감독님이 보시고 나서 좋다고, 꼭 그렇게 되라고 하셨어요.”
-영화배우 강동원씨를 보면서 참 감탄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했던 영화와 배역을 보면, 배우로서 매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하나씩 준비해서 갖추듯 선택해나간다는 점이죠. 저는 배우의 성장이란 특정한 작품을 선택한 것 자체에서 이미 어느 정도 이뤄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어떤 작품이든 노리고 들어가는 게 있어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제 필모그래피의 색깔을 이루게 되는 것 같아요. 운이 좋은데다가, 그런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위기도 갑자기 형성된 것 같습니다.(웃음)”
-‘그녀를 믿지 마세요’부터 ‘M’까지, 각각 어떤 점을 노렸는지 간단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시나리오가 무척 탄탄했어요. 첫 영화니만큼 좋은 작품을 하고 싶었죠. ‘늑대의 유혹’은 굉장히 계산적인 게 있었어요. 이 영화는 앞으로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으니까요. ‘형사’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무조건 해야 하는 영화라는 느낌에 사로잡혔어요. 그 영화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출연했던 거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캐릭터 때문에 선택한 경우였습니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캐릭터일 겁니다. ‘그 놈 목소리’에서의 제 배역은 굉장한 캐릭터였죠. 나쁜 놈이지만 연기자에겐 재미 있는 배역이기에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 영화를 제작하신 이유진 대표가 ‘이거, 강동원씨가 안 할 것 같은데...’라고 말꼬리를 흐리시면서 시나리오를 주셨지만요.(웃음) ‘M’은 ‘형사’에서 모든 게 만족스러웠던 이명세 감독님 작품이어서 선택한 거죠. ‘또 한 번 재미 있는 작업이 되겠구나’ 싶은 즐거운 마음이었어요.
-옆에서 강동원씨를 지켜 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야기와 인물이 탄탄한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안정적으로 스크린 데뷔를 하고, ‘늑대의 유혹’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청춘 스타의 위치에 먼저 오른 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본격적인 감성 연기의 세계에 뛰어든다는 거죠. ‘형사’를 통해서는 표정과 동작을 통한 연기의 시각적인 측면에 주력해 보고, ‘그 놈 목소리’에선 아예 목소리 연기에만 집중해 본다는 겁니다. 이 모든 것을 그때그때 철저한 계산으로 한 것은 물론 아닐 테지만, 결과적으로 훗날 완성된 배우로 가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분야를 하나씩 차례로 마스터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러니, ‘이 사람, 진짜 오래 연기를 할 사람이네’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거죠.(웃음)
“흠,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안정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라는 매체를 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늑대의 유혹’을 통해서는 액션을 배웠구요. 조금만 나이를 더 먹으면 하이틴 영화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그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동기가 됐어요. 그 영화에서는 정말로 멋을 보여주려 했어요. 일종의 ‘어린 멋’이라고 할까요.(웃음) 의상도 제가 직접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에 가서 사왔죠. ‘형사’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그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내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그 영화를 통해 배우가 육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웠어요. 주로 무용적인 측면이 많았는데, 제가 만들어낸 동작도 적지 않았어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거의 외모만 거론하시니까,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일종의 오기 같은 게 있었던 작품입니다. 배우로서 저의 발전을 위해 좀더 감정을 터뜨려보고 싶었어요. 그 전까지는 그렇게 감정을 발산하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스스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봅니다. 영화를 찍고난 뒤 정말로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거든요.”
-그러면, ‘그 놈 목소리’의 경우는 어땠습니까.
“ ‘그 놈 목소리’를 선택한 것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때 제 말투가 느린 데 대해 답답함을 느낀 것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어요. 현실에서는 말이 좀 느려도 대화에 문제가 없는데, 스크린은 그게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목소리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그 놈 목소리’에선 말을 좀 빨리 하고 싶었어요. 제 감정도 제대로 실어서요. 그런 과정을 통해 분명히 배운 게 있습니다. 말에 대한 아쉬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보니 이제 카메라 앞에서 더 자유롭게 놀아보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사실 촬영장에서는 현장 스태프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늘 눈치를 보았거든요. 거기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M’에서는 처음 들어갈 때부터 내 스스로 미쳤다고 암시를 줬어요. 그렇게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질러보고 싶었죠. 지금까지 제가 도전해온 것들 중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도 있고, 그 과정에서 잃은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크게 보아서는 대체로 성공한 것 같아 뿌듯한 느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결과적으로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설계도를 손에 쥔 것처럼, 연기의 서로 다른 요소들을 하나씩 학습해온 것 같다는 제 느낌이 더 짙어지네요.(웃음)
“말을 하면서 돌이켜보니 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웃음) 연기자로서 제 방법은 계속 쌓아가는 겁니다. 저는 성격상 완벽주의자에 가깝거든요. 작품을 할 때마다 하나라도 얻는 게 있으면 설령 그 작품이 흥행에서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먼 훗날 보았을 때 분명 성공한 작품이라고 여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배우로 코미디를 안 하셨네요.
“ ‘그녀를 믿지 마세요’가 있긴 했죠.”
-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니, 사실 본격적인 코미디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죠. 제 생각엔 코미디도 잘 하실 것 같은데, 혹시 계획은 없습니까.
“저도 현재로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코미디입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자신도 있어요.(웃음) 지금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기회가 제게 올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좀 느닷없는 질문이지만, 사랑 때문에 울어보신 적 있습니까.(웃음)
“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였죠.”
-차이셨나요?(웃음)
“네.(웃음)”
-강동원씨를 찰 수 있는 여자는 어떤 분일까요.(웃음)
“그때는 아무 것도 몰랐던 때라서 제가 집착하고 괴롭혔어요. 그러다 결국 그렇게 됐죠. 여고생이었는데 그 친구도 제 집착을 받아줄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을 거예요.”
-강동원씨가 보기엔 남자 배우들 중에 누가 제일 잘 생겼습니까.
“정말 많죠. 원빈씨가 우선 떠오르네요. 정우성 선배와 장동건 선배도 빼놓을 수 없구요.”
-현재 배우로서 고민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조금 있으면 쉬어야 할 시기가 오잖아요? 군대를 가야 하니까요. 그게 무섭긴 해요. 배우로서 2년간 쉬어야 하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 제게 약간의 대인공포증 같은 게 있어서 군대에 간다는 사실 자체가 좀 두려워요. 그런데, 또, 막상 닥치면 잘 하긴 해요.(웃음) 내후년 말쯤 가려고 하는데, 그 전에 최소한 두 작품은 하고 가려고 해요. 욕심 같아서는 2편을 개봉시키고 3번째 영화를 찍고난 뒤 개봉할 무렵에 군대에 갔으면 좋겠어요.”
-정말 계획이 구체적이시네요.(웃음)
“제가 계획을 진짜 길게 잡아요.(웃음) 앞으로 30년 정도의 계획이 있으니까요. 그걸 10년 단위로 끊어서 다시 게획을 세우고, 또다시 그걸 1-2년 단위로 끊고... 제가 공대 출신이라서요.(웃음)”
-그럼 그 30년 뒤엔 어떨 것 같으세요.
“쉰 살까지는 지금처럼 끊임없이 연기를 할 겁니다. 예순까지는 살짝 정리하는 느낌 조금씩 줄이고, 일흔까지는 인생을 재미있게 살면서 연기 생활을 마무리하는 거죠. 뭐, 일흔이 넘으면 찾으시는 분들이 없을 테니...”
-일흔이 넘어야 찾으시는 분들이 없게 되는 거군요.(웃음)
“그때가 되면, 연기가 취미생활처럼 될 수도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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